민법 제1조 조리(Jori)의 뜻과 기능 : 법이 없을 때 재판하는 기준 (2026년 판례)

살다 보면 정말 기상천외한 분쟁이 생긴다. 법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내 상황에 딱 맞는 조항이 없고, 그렇다고 관행(관습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럴 때 판사는 “법이 없으니 재판 못 합니다”라고 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헌법과 법률은 판사에게 ‘재판 거부 금지의 의무’를 부과한다. 그렇다면 기준이 없을 때 도대체 무엇을 보고 판결을 내릴까?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민법 제1조의 마지막 타자, 조리(Jori)이다. 오늘은 법의 공백을 메우는 최후의 수단인 조리와 신의칙에 대해 명쾌하게 알아보자.

📍 정의 (Definition)

사물의 본성, 자연의 이치, 건전한 상식. (법이 없을 때 최후의 재판 기준)

📍 실무적 기능

신의성실의 원칙(제2조)과 거의 동일하게 작용하며, 법의 흠결을 보충하고 새로운 권리를 창설하기도 한다.


특히 외국인과의 거래나 환경 분쟁, 종중 문제 등 전례 없는 사건에서는 ‘조리’가 승패를 가른다. 법 조항이 없다고 포기하기 전, 전문 변호사 상담을 통해 ‘조리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1. 조리(條理)란 무엇인가? : 상식의 법적 변신

조리(Reason/Nature of Things)란 쉽게 말해 ‘사물의 본질적 법칙’이나 ‘사람의 이성’을 뜻한다. 즉, “누가 봐도 이게 맞지 않느냐”라는 사회 통념상의 정의(Justice)를 말한다.

1) 법적 성격

학자들 사이에서는 “조리가 법이냐 아니냐” 논쟁이 있지만, 우리 대법원 판례는 조리의 법원성(Source of Law)을 인정한다. 민법 제1조가 “조리에 의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2) 적용 순서

조리는 무조건 쓰이는 만능키가 아니다. ①성문 법률이 없고, ②관습법조차 없을 때, ③마지막 보충적 수단으로만 적용된다. (보충성의 원칙)

2. 조리 vs 신의칙 차이점 : 실무상 활용법

민법 제1조의 ‘조리’와 제2조의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은 사실상 쌍둥이나 다름없다. 실무에서 이 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래 비교표(Table)로 정리했다.

Legal Concept
📘 조리 vs 신의성실의 원칙 비교표
구분조리 (Jori)신의칙 (Good Faith)
근거 조항민법 제1조 (법원의 종류)민법 제2조 (권리 행사)
주된 기능법의 공백(흠결)을 메움권리 남용을 막고 구체적 타당성 확보
실무 적용“법이 없으니 조리에 따른다”“법대로 하면 너무하니 신의칙상 제한한다”
결론내용상 동일 (정의, 형평)내용상 동일 (상식, 신뢰)
🚨
법이 없으면 무조건 지나요?
아니다. 판례는 법 조항이 없어도 ‘조리상 권리’를 인정하여 행정청의 거부 처분을 취소하거나,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명하기도 한다. 즉, 법이 없다는 것은 전문 변호사가 어떻게 법리(조리)를 구성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기회의 영역이기도 하다.

3. 실제 사례 : 조리가 적용된 판결들

그렇다면 실제로 법전 대신 ‘조리’를 근거로 판결한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2026년 현재까지도 인용되는 주요 판례를 살펴보자.

[Image of Gavel with scales of justice]

1) 외국법 내용을 모를 때

국제 소송에서 외국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 나라 법 내용을 도저히 확인할 수 없다면? 대법원(2000. 6. 9. 98다35037)은 “이때는 조리에 의하여 재판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즉, 한국 판사가 생각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상식’으로 판결한다는 뜻이다.

2) 종중원 자격과 제사 주재자

과거의 관습법이 효력을 잃고, 새로운 법률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공백기가 생길 수 있다. 대법원(2008. 11. 20. 2007다27670)은 제사 주재자를 정하는 법이 없으므로 “공동상속인 간의 협의에 의하는 것이 조리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3) 행정청에 대한 신청권 (조리상 신청권)

법에 “신청할 수 있다”는 말이 없어도, 국민이 행정청에 무언가를 요구할 권리가 인정될까? 판례는 국민의 권리 구제를 위해 ‘조리상 신청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억울한 행정 처분에 대항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자주 하는 질문(FAQ)

Q: 판사가 ‘조리’를 내세워 마음대로 판결하면 어떡하나요?

A: 자의적 판단은 금지됩니다. 조리는 판사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건전한 일반인의 상식’이자 ‘법의 일반 원칙(평등, 비례 등)’에 부합해야 합니다. 만약 판사가 상식을 벗어난 판결을 한다면 이는 상소(항소/상고)의 이유가 됩니다.

Q: 조리는 요리가 아니라 법률 용어인가요?

A: 맞습니다. 민법 제1조에 등장하는 조리(條理)는 ‘가지런할 조’, ‘다스릴 리’를 써서 사물의 이치를 뜻합니다. 요리(Cooking)와는 한자가 다릅니다.

Q: 계약서에도 없고 법에도 없는 내용을 상대방이 우기면요?

A: 조리와 신의칙으로 방어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없더라도 거래 관행이나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설명 의무,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요약 및 정리

이번 시간에는 민법 제1조의 마지막 법원인 조리(Jori)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법률과 관습법이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도 ‘사물의 이치(조리)’‘신의성실의 원칙’을 통해 재판을 받고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법이 침묵한다고 해서 당신의 권리까지 침묵할 필요는 없다.

오늘 정리해 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법의 사각지대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논리적인 해결책을 찾아 정당한 권리를 되찾길 바란다.

⚠️ 주의사항 및 면책 문구 (법률)
본 포스트는 [대법원 판례, 주석 민법] 등 공신력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2026년 2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다만, 조리와 신의칙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추상적 개념입니다. 실제 법적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분야 전문 변호사와 비용 상담을 통해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최종 업데이트 일자: 2026년 2월 8일


댓글 남기기